제로콜라∙저당간식∙0칼로리, 건강에 괜찮을까?

제로콜라, 저당간식

제로콜라를 선택하는 것이 이제는 유별난 취향이 아닌 당연한 일상이 되었습니다. 코로나19 시기에 한국을 강타했던 ‘탕후루’의 인기가 무색하게, 유통업계와 식품업계의 새로운 메가 트렌드는 단연 ‘저당(Low Sugar)’입니다. 과거에는 다이어트를 위해 단순히 굶거나 맛을 포기하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견뎌야 했다면, 이제는 건강관리를 일시적인 고행이 아닌 지속 가능한 즐거움으로 받아들이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가 대세로 자리 잡았습니다. 소비자들은 단맛은 즐기되 당류는 0g인 식품을 찾아 나서며,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길을 스마트하게 선택하고 있습니다.

왜 젊은 층은 ‘혈당’과 ‘저속노화’에 집착할까?

어쩔 수 없는 저속노화 열풍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저속노화(슬로 에이징)’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하나의 생존 전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배경에는 충격적인 건강 지표가 있습니다. 최근 5년간 20대 당뇨병 환자가 약 33% 급증하고, 10대 청소년 비만율 역시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젊은 당뇨’에 대한 공포가 현실화된 것입니다.

과거에는 노화나 만성질환을 먼 미래의 일로 여겼으나, 이제 젊은 층은 정제 탄수화물과 단순당이 혈당을 급격히 높이는 ‘혈당 스파이크’가 전신 염증과 뇌 노화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과학적으로 이해하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살을 빼기 위한 목적을 넘어, 신체적·정신적 에너지를 최상의 상태로 유지하고 노화의 속도를 늦추려는 이들의 열망이 ‘저당’이라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콜건적 사고? 밈이 된 식단

MZ세대는 건강관리를 고통스러운 절제가 아닌, 자신의 가치관을 드러내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이자 놀이로 소비합니다. 여기서 등장한 흥미로운 개념이 바로 **‘콜건적 사고’**입니다. 이는 “콜라는 제로 콜라로 건강하게 적당히 마시자”라는 의미의 신조어로, 고칼로리 음식을 즐기더라도 최소한의 건강을 챙기려는 타협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뜻합니다.

이들에게 저당 식단은 숨어서 하는 다이어트가 아닙니다.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 SNS 플랫폼에는 #저속노화 #혈당관리 같은 해시태그와 함께 화려한 비주얼의 저당 간식이나 제로 음료 인증샷이 넘쳐납니다. 특히 실시간 정보 공유가 빠른 엑스(구 트위터) 내 ‘저속노화 식단’ 커뮤니티는 무려5만 9천 명 이상의 회원이 활동하며, 어떤 음식이 혈당을 덜 올리는지, 새로 나온 제로 간식의 맛은 어떤지 상세히 공유합니다. 건강관리가 하나의 강력한 디지털 문화이자 밈이 되면서, 저당 생활은 ‘힙하고 자기관리에 철저한 사람’을 상징하는 지표가 되었습니다.

3세대 대체당의 등장

알룰로스란?

소비자의 요구가 세분화됨에 따라 저당간식을 구현하는 대체감미료 기술도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초기의 스테비아나 사카린을 넘어 최근 가장 주목받는 주인공은 단연 ‘알룰로스(Allulose)’입니다. 알룰로스는 설탕과 분자 구조가 유사해 자연스러운 단맛을 내면서도 체내에 거의 흡수되지 않아 칼로리가 0에 수렴하는 혁신적인 소재입니다.

알룰로스, 무엇이 혁신적인가

알룰로스가 혁신적인 소재로 꼽히는 결정적인 이유는 체내 대사 방식에 있습니다. 설탕이 1g당 4kcal의 열량을 내는 반면, 알룰로스는 1g당 0.2~0.4kcal 미만으로 사실상 제로 칼로리에 가깝습니다. 섭취 시 약 70~80%가 소장에서 흡수되어 혈류로 들어가지만, 우리 몸의 효소는 이를 에너지원으로 인식하지 못해 혈당 수치에 영향을 주지 않고 대부분 소변을 통해 그대로 배출되죠.

편의점을 점령하다

이러한 과학적 특성 덕분에 현재 알룰로스는 탄산음료를 넘어 과자, 아이스크림, 유제품, 베이커리 등 약 300여 개 이상의 제품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삼양사와 대상 등 식품 대기업들은 수백억 원 규모의 전용 생산 설비 투자를 단행하며 저당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삼양사의 알룰로스 판매량은 전년 대비 59% 성장하는 등 폭발적인 수요 증가를 보이고 있습니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이제 집 앞 편의점에서도 다양한 종류의 저당 제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는 환경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소주부터 과자까지, 식품 기업이 사활을 거는 이유

식품 기업들에게 저당과 ‘제로’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입니다. 단순히 새로운 상품을 하나 더 만드는 수준이 아니라, 기업의 미래 운명을 거는 사활적인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습니다.

새로운 성장 돌파구

가장 큰 이유는 주력 제품군의 성장 정체입니다.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로 인해 기존의 설탕 함유 음료나 고칼로리 주류 시장은 매년 축소되고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제로’는 잃어가는 기존 고객을 붙잡고, 건강에 민감한 새로운 소비층을 유입시킬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입니다. 실제로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2021년 ‘칠성사이다 제로’ 출시 이후 제로 탄산 매출이 2025년에는 3,000억 원을 돌파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할 정도로 급성장했습니다.

제로콜라 있어요? 제로부터 찾는 소비자

유통 매대의 주도권이 곧 브랜드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최근 소비자들은 편의점에 들어서자마자 냉장고에서 ‘제로’ 라벨부터 찾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편의점 음료 매대의 절반 이상이 제로 칼로리 제품으로 채워지는 현상은 단순한 우연이 아닙니다. 배달의민족 B마트나 마켓컬리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도 저당 관련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대비 30% 이상 급증하며, 이제 ‘제로’는 틈새시장이 아닌 시장의 주류(Mainstream)가 되었음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만약 제로 라인업이 없다면, 소비자는 주저 없이 옆에 있는 경쟁사의 제로 제품을 선택합니다. 이는 단순히 일회성 매출 손실에 그치지 않겠죠. 롯데웰푸드가 ‘제로 초코파이’ 등 설탕 없는 디저트 라인을 강화해 출시 50일 만에 600만 봉지를 판매하는 성과를 낸 것이나, 하이트진로가 본래 당이 거의 없는 맥주임에도 ‘무설탕·저칼로리’를 전면에 내세운 ‘테라 라이트’를 출시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즉, ‘제로’라는 키워드를 선점하지 못하면 브랜드 자체가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기업들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제로’라고 무조건 안심해도 될까? 우리 뇌의 함정과 주의사항

주의해야 할 점

‘제로’라는 단어를 보면 마음이 먼저 가벼워집니다. 설탕도 없고 칼로리도 낮으니, 제로콜라 건강에 대한 우려보다는 “죄책감 없는 선택”이라는 안도감이 앞서죠. 결론부터 말하면, 하루 1~2회 정도의 적당량 섭취는 현재 규제 기준상 안전한 수준으로 간주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즐겨 찾는 저당간식이 ‘물처럼 무제한으로 안전’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최근 연구에서는 인공감미료를 장기간 습관적으로 마시는 집단에서 제2형 당뇨병 위험이 38% 증가하거나, 비알코올성 지방간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결과가 관찰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저당간식에 흔히 쓰이는 말티톨 같은 당알코올은 ‘당류 0g’으로 표기되더라도 설탕의 절반 수준만큼 혈당을 올릴 수 있어 당뇨 환자라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어떻게 해야할까?

따라서 진짜 저당간식 생활을 하려면 ‘스마트 컨슈머’가 되어야 합니다. 제품 앞면의 “제로” 마케팅만 믿기보다, 뒷면 영양성분표에서 당류뿐 아니라 탄수화물 총량과 감미료 종류를 함께 확인하는 습관이 핵심입니다. 실제로 영양성분 표시를 확인하며 구매하는 소비자가 그렇지 않은 소비자보다 하루 당류 섭취량이 평균 3.3g 적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결국 제로콜라 건강을 지키는 비결은 이를 물 대신 마시는 것이 아니라, 단맛이 필요할 때 전략적으로 활용하며 섭취 빈도를 조절하는 ‘적당함’에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건강함, ‘적당함’이 최고의 대체당이다

결국 한국 사회의 저당 트렌드는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식품 시장 전반의 새로운 표준인 ‘뉴 노멀(New Normal)’로 정착하고 있습니다. 국내 제로 음료 시장 규모는 2018년 약 1,630억 원에서 2023년 1조 2,780억 원대로 5년 만에 약 7.8배 폭증했죠. 이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국민 전체의 식문화가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가장 중요한 핵심은 어떤 뛰어난 대체당을 찾느냐보다, 우리 스스로가 단맛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당 섭취를 ‘적당하게’ 관리하려는 지속 가능한 태도에 있습니다. 저당 간식은 우리가 더 건강한 삶으로 나아가기 위한 훌륭한 도구일 뿐, 무분별한 섭취는 지양해야 합니다. 오늘부터는 무조건적인 절제보다는, 나에게 맞는 건강한 식습관을 찾아 즐겁게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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